나는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은 편이야. 친구들이 추억 얘길 할 때면 잘 생각이 안 나서 서운함을 살 때도 있어. 그치만 기억력 나쁘다고 살면서 큰 문제가 생긴 적은 없는 것 같아.
그런데 올해는 좀 달라. 올해는 특별히 잊고 싶지 않은 해거든. 창업은커녕 안정적인 직장을 꿈꿔온 내가 조직을 박차고 나와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됐고, 매 순간 스스로의 한계를 느끼면서 울고, 성장하고, 또 넘어지고,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했지. 내 인생 중 올해만큼 다이내믹하게 보낸 적이 없었던 것 같아. 그래서 이 모든 수고와 기쁨이 만들어 낸 최고의 순간들을 하나하나 되새기며 기억에 새기고 싶어. 의 2023년은 어땠어? 에게도 반짝반짝 최고의 순간들이 있었기를 바랄게.
이번호는 올해 보내는 마지막 뉴스레터야. 남은 한 해 잘 정리하고 재충전해서 내년 1월에 다시 돌아올게. 우리 한 살 더 먹고 만나자!😋
행사날도 말했지만, 이번 파티는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 모두가 응원받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획한 시간이었어. 회사 앞 길냥이를 돌보며 월요병이 치유됐다는 도넛, 오렌지 농장을 통해 일과 사람이라는 두 가지 수확을 거둔 매니매니,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기부 실험에 도전한 보라돌이의 알차고 흥미로운 강연도 좋았지만. 제일 감동이었던 건 베이크 모임에 다녀간 후 일주일 동안 웃음이 떠나지 않더라며, 지지해주는 마음들이 너무 고맙다고 눈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시던 제형씨 어머님의 말씀이었어.
, 핸드폰 사진첩 자주 봐? 나는 앨범 보는 걸 좋아해. 사진 속 행복한 얼굴의 나를 보고있으면 그 때 기분이 다시 느껴지는 것 같거든. 그런데 바쁜 일상에 쫓겨 추억하는 즐거움을 잊고 지낸지 꽤 된거야. 그래서 2023년 연말을 맞아 각자의 사진첩에서 올해 가장 기쁜 순간을 공유하는 사진전을 기획했어.기쁨은 나누면 두배가 된다고 하잖아, 아름다운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을 같이 보면서 기쁜 추억을 공유하는 건 어때?
책 뿐만 아니라 색다른 경험을 함께하는 <알쓸베잡>의 올해 마지막 모임 스케치를 가져왔어.이번 모임 주제는 '건강한 삶'이었는데, 책 이야기하기 전에 당근 라페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어. 진짜 맛있더라!😋 화학 제품은 물론, 퇴비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채소들로 만들어서 그런지 배달 음식이나 일반 마트에서 산 것보다 맛과 향이 훨씬 진하더라고. 내 손으로 흙을 털어내고 음식을 만들어 먹으니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는 기분. 그날의 생생한 후기를 벗밭과 함께 준비했어. 구경 올래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