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번 주말에 <엘리멘탈>이란 영화를 봤는데 너무 재밌었어. 처음엔 불과 물, 서로 다른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긴 줄만 알았는데, 새로운 세계에서 배척당하고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여주인공 가족의 모습이 꼭 이민자 가족의 모습 같더라(고 생각했더니 감독이 재미교포 2세래. 어쩐지!). 

난 미국에 살아본 적도 없고, 주류를 넘어 절대다수가 한국인인 사회에 살다 보니 이민자나 소수자의 삶을 잘 알지는 못해. 근데 이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우리 사회로 이주해 온 사람들에게 그런 시선이나 태도를 보인 적 없을까 생각하게 됐어. 잘 모르고 낯설단 이유로, 나와는 다른 모습에 괜히 경계하고 거부했던 건 아닐까? 

어제(6월 20일)는 세계 난민의 날이었어. 예멘 난민이 제주도에 온 지도 벌써 5년째라는데 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, 아니 그 전에 그들은 어떤 사람인지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?  두려움은 대개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하더라고.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손 내미는 게 좀 더 쉬워지지 않을까? 엘리멘탈의 두 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.